
정적이 흐른다.
색에 집중하면 주변이 고요하다.
한번 싸움이 끝나면 음악이 크게 들려온다.
춤을 추고 지칠 때쯤 다시금 조용해진다.
무언갈 찾는다.
자꾸만 담배를 찾고 자꾸만 사람을 찾는다.
담배는 가벼우나 사람은 그게 아니라 담배를 무거울 때까지 피곤 한다.
몸이 아픈 것이 가장 싫으나 그만치 삶에 절실할 시기도 없다.
친구들은 나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나
난 배려랍시고 자꾸 입을 연다.
그게 싫어 또 작업실로 향한다.

정적이 흐른다.
색에 집중하면 주변이 고요하다.
한번 싸움이 끝나면 음악이 크게 들려온다.
춤을 추고 지칠 때쯤 다시금 조용해진다.
무언갈 찾는다.
자꾸만 담배를 찾고 자꾸만 사람을 찾는다.
담배는 가벼우나 사람은 그게 아니라 담배를 무거울 때까지 피곤 한다.
몸이 아픈 것이 가장 싫으나 그만치 삶에 절실할 시기도 없다.
친구들은 나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나
난 배려랍시고 자꾸 입을 연다.
그게 싫어 또 작업실로 향한다.
경호 어머니가 보내준 시래기국에 밥을 말아먹었다.
국그릇에 밥을 좀 퍼놓고 국자로 국과 건더기를 얹는다
먹다보면 밥이 불어 국물이 없다.
밥이고 내 몸 상태와 관계없이 창밖이 아름답다.
세상은 자연스레 흘러가는데 내가 시기를 나누었다.
계절을 잊고 살아야겠다는 생각들을 했다가 고이 접고선 작업실에 나갔다.


다시 어린 아이가 되었다.
아련함, 여운이라 부르는 것들이 찾아들어 치유하는 것이 있다.
굳어버린 것들은 부드러운 것이 필요했다.
원하는 것이 없을만도 했다.
원하게끔 만든 과거들이 존재했을 뿐.
강을 건너 씻고 나오면 채취가 사라진다.
거뭇거뭇한 자국들을 벗겨낸다.

나는 과잉이다.
스스로가 힘들다고 여긴다.
가끔 누군가에게 사랑을 느꼈지만 그에게 내 자신이 죄악이라 생각했다.
사랑받고팠던 암세포였다.
결핍은 과잉을, 과잉은 변이를 만든다.
단추가 잘못 끼워진 삶은 배울수록 죽음을 옳은 일이라 여기게끔 한다.
식구, 의리, 사랑 등의 신념은 그런 내게도 지키고픈 가치였지만
매번 존재의 성찰을 하며 그릇된 방향을 바로 잡아야했다.
자연히 발현된 영웅이 아닌 나는 내 세계 하나를 바로잡지 못하였다.
다 지나가겠지 하고 쳐다보면 아직이다.
생애가 짧을 거란 것을 직감한다.
그러니 새로운 끈을 잇지 못한다.
매듭짓지 못할 약속도 안 하기 시작했다.
거창하게 세워놓은 기둥들이 무너진다.
다 끝났다.
영화관에서 배 위에 손을 올려주던 소녀가 생각난다.
이젠 다 끝이 났으니 나만의 기억으로 남아있겠지.
건강하지 못해 이룰 수 없던 꿈도 사랑도 보내준다.
오늘뿐이었으랴.
나뿐이었으랴.
게으르던 10대, 20대의 어느 시절처럼 매일을 누워있을 날이 곧 올 거다.
세상 순리가 업보라면 난 참 못되게도 살았나보다.
제 삶에 관대했는가 엄격했는가를 두고 많은 생각을 했어요.
아무래도 그렇게 나눌 문제가 아님을 느꼈습니다.
다만 어리석었음은 확실한 것 같아요.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어리석음은 죽고난 뒤에 줄곧 소멸된다는 점이에요.
삶에서 너무 어리석었다면 그 이후에는 조금 깨닫고 개운할테니 너무 걱정하지 맙시다.
병원에 다녀온 날은 정신이 아득합니다.
저 안개 속으로 사라지는 제 자신의 뒷모습을 보는 것 같아요.
제가 목놓아 부르면 앞서간 제가 뒤를 돌아봅니다.
뒤를 보며 괜찮다고 웃어줍니다.
안심하며 눈을 살며시 감았다가도 어지럽고 토할 거 같아 다시 현실을 마주합니다.

날씨가 좋아졌어요.
누군가들은 꽤나 전부터 그 소리를 해왔다만 전 오늘에야 느꼈어요.
작업실의 겨울은 몹시 추웠답니다.
허약해진 덕분에 온풍기를 틀어도 손이 떨어질 거 같았지요.
오늘은 그렇지 않았고, 그림에서 봄이 보였어요.
자화상을 그렸을 뿐인데 봄이 왔어요.
내가 원하던 작업방식이기도 합니다.
바보가 따로없을 정도로 그리고 그리고 그리면 어느 순간 뭔가 묻어있는.
언제쯤이면 다시 술을 마실 수 있을까요.
겨울엔 겨울이라 술 생각이 났는데 봄이 오니 또 술 생각이 나네요.
종점 전 정거장에서 종점으로 가는 버스를 타는 기분입니다.
경험해보지 않은 이들은 전혀 이유도 기분도 상상되지 않을 것이죠.
사실 저도 경험해본 적이 없어요.
그런 기분입니다.



오늘 나의 몸
아직 타투 계획이 조금 더 있다.
저기랑, 저기. 또 저기.
우연 무계획이던 나의 타투라이프에 계획이 생겼다.
올해까지만 타투를 받는 것이다. 덕분에 훨씬 부지런히 타투를 받고 있다.
하하하…
가끔은 이러다 미래에 어쩌지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이내 감사해진다. 미래를 볼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두려운 것은 하나도 없다.
그저 하루하루 묵묵히 초연히 보낸다.
영원한 것이 없음을 안다는 것은 무척 허무한 것이 아니다.
이별도 좌절도 결국은 지나간다는 것…
하하….
위선이 본체가 된 나에게 희망이란 단어는 줄곧 모순적이다.
타인에게 찾아주지만 내겐 뿌리부터 없는 가치라고 여기는 것 같기도.
오늘 아침엔 배가 너무 아파서 슬픔이 몰려왔다. 잠을 많이 자려고 해도, 음식을 아무리 건강히 먹어도 하루종일 마음 놓고 놀아도.
똑같다.
어제 아침에도 배가 아팠고 그저께도 마찬가지였다.
거울을 보면 생기없는 생명체가 있다.
누군가에겐 내 얼굴이 어떻냐고 물어보지 않는다.
복합적인 이유다.
겸허하게 생각하려 한다.
삶에서 최악의 순간들이 줄곧 최선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안녕하냐. 나의 하루들아.
건강이 안 좋아 회화 작업을 못하고 있으니 슬프지 않냐.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도 든다. 건강이 좋았으면 좋은대로 파괴하며 하루를 피로하게 만들었을 거야.
힘들지만, 어딘가를 방문할 수 있고 운동을 할 수 있고 사람들과 대화를 할 수 있음에 감사해야지.
세상의 지혜는 둘러봄에 있어서 나온단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서는 내 과거의 종적들을 둘러보고,
더 나은 오늘을 위해서는 이 사람 저 사람 깊게 배려해보며 처지를 이해해보는 것이야.
어쩌면 세상에는 이해할 수 있는 일도, 이해할 수 없는 일도 없단다.
생각과 사고가 깊어봐야 세상 밖으로 나갈 순 없단다.
애초에 세상 안에 있던 것이 아니라.
천천히. 하루를 열심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