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록을 하는 여러가지 이유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기억력 문제다. 누군가도 공감할 이유겠지만 내 경우에는 그 과중이 너무 크게 느껴진다. 마치 어린 아이가 남들이 아픈 줄은 모르고 자신의 고통에만 집중하게 되는 경우처럼 말이다. 사실 어린 아이만의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오늘 아침 옷을 입으며, 담배를 한대 피우며 삶의 결정적인 철학을 얻은 듯 하였으나 금새 까먹고 말았다. 이렇게 얻고 비워지는 생각들이 하루에 40가지 정도가 되는 것 같다. 때로는 이 형편없는 몰입감에 감탄스럽기도 했다. 생각을 잊는다는 것은 그 생각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을 말해주기도 한다. 한가지 주제에 대해 오래 끌지 못하니 새로운 것들이 찾아온다.
그렇다면 기록을 하는 이유가 다시 복기하기 위함이냐. 그것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 이것은 아마 진실되게 이타적인 행위다. 머리가 나빠서 회전율이 높은 머리에서 나오는 것들이 누군가에게 영감이 되고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이런, 잠깐 지하철을 탔을 뿐인데 글 쓰는 의도를 까먹고 말았다.

저녁 나절이 되어서.
당신이 안정을 추구한다면 나는 누구보다 안정적이지 못하다. 안정적일 수 없다. 허나 당신이 안정 따위를 바라지 않는다면 난 그 누구보다 안정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 엠비언트가 그렇다. 선과 여백이 그렇다. 소음이 그렇다. 자연의 소리가 그렇다. 걷는 것이 그렇다. 배고플 때 밥을 먹는 것이 그렇다.
의지의 차이가 곳곳으로 연결된다. 마음의 변화가 행동을 만든다. 철학이 사람을 존재하게끔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