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지나가겠지 하고 쳐다보면 아직이다.
생애가 짧을 거란 것을 직감한다.
그러니 새로운 끈을 잇지 못한다.
매듭짓지 못할 약속도 안 하기 시작했다.
거창하게 세워놓은 기둥들이 무너진다.
다 끝났다.
영화관에서 배 위에 손을 올려주던 소녀가 생각난다.
이젠 다 끝이 났으니 나만의 기억으로 남아있겠지.
건강하지 못해 이룰 수 없던 꿈도 사랑도 보내준다.
오늘뿐이었으랴.
나뿐이었으랴.
게으르던 10대, 20대의 어느 시절처럼 매일을 누워있을 날이 곧 올 거다.
세상 순리가 업보라면 난 참 못되게도 살았나보다.